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 10조원 첫 돌파...역대 최대실적

전년대비 13.0% 증가...벤처투자시장, 민간자금 중심으로 재편 추세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이 처음으로 10조 원을 돌파해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3고 복합 위기에도 벤처펀드 결성액이 최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벤처펀드(중소벤처기업부 소관 벤처투자조합) 결성실적 집계 결과, 신규 결성은 전년 대비 13.0% 증가한 10조 7286억 원으로 확인됐다.

벤처펀드 결성현황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3분기는 각각 동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기약정된 자금 유입, 벤처캐피탈들의 적극적 출자자 모집 등으로 3고 복합 위기에도 1~3분기 벤처펀드 결성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021년 동분기 대비해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 증가율은 1분기 68.1%였으나 3분기 3.3%로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4분기 벤처펀드 결성액은 전년 동분기 대비 13.0% 감소한 3조 5307억 원으로, 3고 경제위기가 벤처펀드 결성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지난해 벤처투자시장은 민간자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자금의 벤처투자시장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순수 민간자금으로 결성된 벤처펀드의 결성액은 4조 3651억 원으로 모태자펀드 결성액인 3조 8572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모태자펀드 결성액은 추경 등으로 모태자펀드 결성이 가장 활발했던 2021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으나 모태자펀드 비중은 2005년 모태펀드 출범 이후 가장 낮은 36.0%로 집계됐다. 이는 벤처투자시장이 민간자금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또 지난해 결성된 벤처펀드의 출자자를 살펴보면 역시 민간부문 출자자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민간부문은 2021년 대비 19.8% 늘어난 8조 110억 원으로 전체 출자의 74.7%를 차지한 반면, 정책금융 출자는 2021년 대비 3.3% 감소한 2조 7176억 원으로 전체 출자의 25.3%였다.

벤처펀드에 가장 많이 출자한 민간부문은 금융기관으로, 출자액은 2021년 대비 39.9% 증가한 2조 4255억 원이었다.

반면, 개인 출자액은 1조 2931억 원으로 2021년 대비 10.6% 감소해 고금리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개인의 펀드 출자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책금융 출자자 중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모태펀드는 1조 3971억 원을 출자하면서 출자액으로는 역대 두 번째였으나 2021년보다는 12.6% 감소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00억원 이상 대형펀드 결성도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펀드 결성액은 4조 6835억 원으로 2021년 대비 45.9% 증가하면서 전체 벤처펀드 결성액 증가율(13.0%)보다 3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 중 순수민간펀드는 2021년 대비 117.0% 늘어난 1조 3917억 원으로, 정책자금 출자 없이 대형펀드를 결성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100억원 미만 소형펀드 결성(6478억 원, 6.0%)도 예년보다 높았다. 이는 2020년 8월 벤처투자법 시행부터 창업기획자의 벤처펀드 결성이 허용되면서 벤처투자자 저변이 확대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모태펀드 출자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벤처·스타트업에 벤처투자가 적시 공급될 수 있도록 벤처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며 “민간 자생적인 벤처 생태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민간 벤처모펀드 조성을 위한 제도 개선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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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예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