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K-루팡' 영화화 시동...본격 캐스팅 예정

▲ 루팡 포스터 (사진=인터비디 엔터테인먼트 제공)


1993년 8월 12일 김영삼 대통령은 긴급재정경제명령을 발표한다.

이에 모든 금융거래는 가명, 차명, 무기명에의한 거래를 금지하고 반드시 실명으로 하도록 하는 조치가 취해지면서 결국, 이는 군부 독재의 중심축이었던 하나회 해체와 함께 한국 현대사의 가장 결정적 장면중 하나로 기록된 사건이었다.

이로 인해 당시 재벌들과 부호들, 명동의 큰 손들에게는 청천병력과도 같은 소식이었고, 패닉이 된 부자들은 금고를 사들여 차명이나 가명으로 숨겨뒀던 자금을 인출해 금고에 쌓아 두는 현상이 만연했다.

당시 금고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대한민국을 뒤흔든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으니 수사기관에서 일명 ‘명동 루팡’으로 불렸던 대담하기 짝이 없는 한 절도범의 대기업 회장실 연쇄 금고털이 사건이다.

이 사건도 당시 절취된 범죄 액수가 가히 상상을 초월한 규모로 현금 200억 원, 수표, 국채,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유가 증권이 약 300억 원 규모에다가 골통품, 시계, 보석 등이 약 100여억 원 상당이다.

그때 화폐가치를 현재 화폐가치로 환산한다면, 족히 5,000억 원 이상을 훔친 금고 털이 사건으로써, 그 규모가 정말 대단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명동 루팡’은 그 모든 금고털이를 어떠한 조직도 없이 단독 범행으로 했다는 점에 주목된다.

당시 수사기관은 대한민국의 쟁쟁한 대기업 회장실 40여 곳이 털릴때까지 속수무책이었다. 어떠한 흔적도 증거도 남기지 않고, 바람처럼 왔다가 금고만 털고 바람처럼 사라진 희대의 사건으로 알려진다.

이 사건이 사법기관과 수사기관 사이에서는 초미의 관심사였으나 사건의 규모에 비해 일반 대중들에겐 크게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 또한 재미있다.

또 해당 사건이 언론에서 크게 다뤄지지 않은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피해자들이 사건의 공개를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떳떳하지 못한 돈이 금고에 들어 있었을 터, 얼마가 금고에서 털렸는지를 세상에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실제로 언론이 취재에 나서면 기업 차원에서 기사화를 막았다는 일화도 있었을 정도라 당시 통계에 잡히지 않는 지하경제 규모가 얼마나 컷을지 짐작만 할 뿐이다.

특히, 놀라운 점은 당시 전 수사기관이 특진을 걸고 수사에 매달렸음에도 불구하고 범인의 검거가 증거의 채취와 좁혀지는 수사망등 치밀한 수사의 결과물에 의해서가 아닌 범인의 유가증권을 현금화 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공범의 신고에 의해서 였다고 해 더욱 놀랍다.

이렇듯 해당 사건이 드디어 본격 영화화될 예정으로, 과연 누가 어떻게 그 수 많은 회장실들과 명동의 큰 손들의 금고를 증거도 남기기 않고 감쪽같이 털었을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제작사 (주)인터비디이엔티(회장 신영학)에 따르면 "최근 본 사건의 범인이었던 당사자를 접촉해 오랜기간 설득 끝에 전격적으로 영화화 하는데 합의했으며, 당사자가 회고록 출간을 준비 중이었던 3,000매 분량의 당시 상황을 자세히 묘사한 원고를 넘겨 받았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이 사건을 영화화 하기 위해 오랜기간 사건을 추적해 왔던 영화감독 황일을 영화 ‘루팡’의 감독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밝혔다.

‘루팡’은 현재 사건의 범인이 쓴 회고록을 바탕으로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작업중이며, 7월 중으로 시나리오 작업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캐스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영학 회장은 "순 제작비는 100억원 규모가 될 것이며, 재능있고 소울 있는 황일 감독의 진가가 ‘루팡’을 통해 제대로 발휘되길 기대한다"며, "영화 ‘루팡’은 박진감 넘치고 스릴 있는 스토리 전개와 80-90년대 레트로풍 음악과 시대적 감성을 잘 살린 대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황일 감독은 체코국립영화학교에서 극영화연출과 촬영을 전공했으며 CF,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단련된 탄탄한 연출력을 가진 감독이다.

유정-스며들다(2019, 전광렬 정연주 주연)로 장편 데뷔를 했으며, 두 번째 작품으로 범죄 스릴러/케이퍼무비 ‘루팡’을 준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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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