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세계기록유산(Memory of World)인 『불조직지심체요절』(이하 ‘직지’)이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25개 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재조명된다.
행정안전부와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CDH)는 미국 유타대학교와의 공동연구 프로젝트인「From Jikji to Gutenberg」가 미국 국립인문재단(National Endowment for the Humanities, NEH)의 기금사업으로 선정되어 한국참여 프로젝트로서는 최초로 2023년까지 미화 7만 5천 달러(한화 약 1억 원)를 지원받게 되었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International Centre for Documentary Heritage, ICDH)는 지난 2020년 행정안전부와 유네스코와의 협정(조약 2427호)에 따라 설립됐다.
금속활자로 인쇄된 책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직지’는 고려 우왕(禑王) 때인 1377년 인쇄된 불교 경전으로, 현재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단 한 권만 남아 있다.
직지는 독일의 구텐베르크 성경보다 78년 앞서는 것으로, 유네스코는 직지의 인류 보편적 가치와 인류 문화사에 미친 영향을 인정하여 2001년 구텐베르크 성경과 함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한 바 있다.
프로젝트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미국 국립인문재단의 기금사업에 선정된 것은 직지로 대표되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록문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1965년 설립된 미국 국립인문재단은 연방정부 차원의 인문학 진흥 기금을 운용하는 기관으로, 매년 미화 약 2억 달러(한화 약 2천5백억 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아카이브와 박물관, 도서관 등 문화 관련 기관들과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참여하는 사업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프로젝트의 선정 소식은 “Large group of historians researching oldest surviving printed book”이라는 제목으로 지난 4월 21일 미국의 뉴스 전문 채널(FOX NEWS)을 통해 전해지기도 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국의 의회도서관과 프린스턴대학교 도서관을 비롯해 독일의 구텐베르크박물관, 유네스코 사무국 등 25개 기관의 과학과 인문학 분야 석학 50여 명이 참여한다.
프로젝트를 통해 직지와 구텐베르크 성경으로 대표되는 동서양의 기록유산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가 이루어질 예정이다.
첨단 과학기술이 접목된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동서양의 인쇄술과 활자술의 기원, 원리 등 그간 밝혀내지 못한 새로운 사실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은 2023년까지 추진되는 1단계 프로젝트의 성공여부에 따라 후속 연구가 진행되는 만큼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최재희 국가기록원 원장(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 이사장)은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과 지지 속에서 세계 최초로 설립한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가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우리나라의 자랑인 직지에 대해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우리나라의 우수한 기록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우리 인류의 소중한 기억을 안전하게 보존하여 후대에 전승하기 위해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와 함께 다양한 사업들을 발굴하여 추진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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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