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 예방, 교황 방북요청 서한 전달

- 우 의장, “2027 서울세계청년대회 계기 교황 방북한다면, 한반도 평화 전환점 될 것”
- 국무원장, “한국의 평화 노력 지지, 인내하며 나아가야”
- 국무원장, “평화는 대화·신뢰·긴장 완화의 선순환 위에서 성립”

우원식 국회의장은 10월 21일(현지시각) 오전, 바티칸 교황청에서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을 예방하고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성공 개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교황의 방북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파롤린 국무원장에게 전달했다.

우 의장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의 영적 고향인 바티칸에서 국무원장님을 뵙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레오 14세 교황님의 즉위를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에 있어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적·정신적 파트너”라며 “우리 정부는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통해 대화의 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2027년 서울에서 개최될 세계청년대회와 관련 “전 세계 40만 명에서 최대 100만 명에 달하는 청년들이 서울에 모여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나누게 될 것”이라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님께서 서울 방문 시 방북까지 실현된다면, 이는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매우 큰 상징이 될 것”이라며 교황의 방북을 요청하는 서한을 국무원장에게 전달하고, “한국 정부와 국회는 세계청년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한국 천주교회는 매우 역동적이고 살아있는 공동체로, 그 신앙의 깊이와 사회적 역할을 높이 평가한다”며 “정부와 의회가 협력해 세계청년대회를 잘 준비하고 계신 점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의 초청 절차를 포함해 레오 14세 교황님의 서울 방문이 성사되길 바란다”며 “세계청년대회는 정부와 교회가 함께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행사이며, 교황청도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반도 평화 관련 파롤린 국무원장은 “남북 간 대화가 중단되고 관계가 경색된 것은 유감이지만, 한국 정부가 다시 대화를 시도하는 것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며 “평화는 대화·신뢰·긴장 완화의 선순환 위에서 성립되며, 즉시 결과가 없더라도 인내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국 정부와 의회의 노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한국 주교회의와 함께 가능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면담에서는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세계 청년에게 전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도 이어졌다. 우 의장은 “세계 청년들이 남북을 잇는 ‘인간 띠 잇기’ 행사를 함께한다면 한반도 평화의 의미를 전세계에 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이는 아주 소중한 행사로 그 꿈이 꼭 실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동석한 박정 의원은 “DMZ는 70년간 자연이 보존된, 분단의 상징이자 평화를 염원하는 장소로, 세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이곳에서 한다면 평화의 메시지와 기후, 인류의 공동과제가 상징적으로 표현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파롤린 국무원장은 “의장님의 서한을 교황께 잘 전달하겠다”며 “의장님께서 말씀하신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우리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긴장이 완화되고, 화해와 평화의 새 시대가 열리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파롤린 국무원장 면담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정·허영·박상혁 의원, 박태서 공보수석비서관 등이 배석했다.

한편, 우원식 국회의장은 피에트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 면담에 앞서 20일(현지시간) 교황청에서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을 만나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 준비 상황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우 의장은 “지난 7월 임진각에서 평화 대담을 나눈 뒤 다시 교황청에서 뵙게 되어 매우 반갑다”며 “교황청에서 헌신적으로 봉직하시는 추기경님의 모습은 한국 국민에게 큰 자부심과 용기를 주고 있다”고 인사를 전했다.

유 추기경은 “의장님께서 어려운 시기에 민주주의를 지켜주신 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한국 교회는 아시아 지역에서 정의와 평화를 실천하는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 의장과 유 추기경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세계청년대회 준비 상황을 공유하며, 이를 한반도 평화와 인류 연대의 계기로 발전시키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우 의장은 “한국 청년들이 세계 청년들과 함께 휴전선에서 ‘인간 띠 잇기’와 같은 평화 상징 행사를 열면 의미가 클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유 추기경은 “교황청이 서울 개최를 결정할 때 ‘평화’를 핵심 주제로 삼았다”며 “한국이 전세계 젊은이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할 가장 적합한 나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또 “성 베드로 대성당 외벽에 설치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성상은 한국의 순교 역사와 문화적 자긍심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성상 설치를 위해 힘써주신 추기경님께 감사드린다”며 “교황청과 한국이 평화와 정의, 인류의 연대를 향해 함께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유 추기경과의 면담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정·허영·박상혁 의원, 조오섭 의장비서실장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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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