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공공디자인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문제해결 디자인’ 사업의 일환으로 청년주택에 ‘스트레스 해소 디자인’을 적용한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고 7월부터 시범운영 한다.
최근 전 세대의 ‘스트레스 문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대(37.9%)와 30대(36%)의 스트레스 지수가 각각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청년층의 스트레스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대응책은 부족하다. 서울시는 청년의 스트레스, 더 나아가 청년세대의 정신건강을 공공이 살펴야 하는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청년세대 스트레스 해소 디자인’ 사업을 추진했다.
# “파티룸이 필요해요. 소음 걱정 없이 친구를 초대해 마음껏 놀고 싶어요.”
▸ 판플레이 : 놀거리를 스스로 찾는 것으로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며 즐기는 현상
# “자기계발 공간이 있으면 좋겠어요. 성공보다는 성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 업글인간 : 어제보다 나은 자신을 만들기 위해 성공보다는 성장을 추구하는 자기계발형 사람
# “혼밥이 외로운 날 배달음식을 함께 먹으면 외롭지 않고, 배달료도 아낄 수 있어요.”
▸ 편리미엄 :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는 편리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선호하는 현상
그중에서도 청년세대 1인가구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청년주택’에 ‘스트레스 해소 디자인’을 적용했다. 청년이 독립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겪게되는 어려움과 개인공간과 공용공간에서 느끼는 외로움, 불편함으로부터 야기되는 스트레스에 주목했다.
청년 1인가구는 혼자 생활하면서 가장 곤란한 점으로 ▴위급상황 대처 어려움(42.1%) ▴외로움(17.5%) ▴경제적 지원(11.1%) ▴안전에 대한 불안감(10.8%) 등을 꼽았다.(서울연구원, 서울복지실태조사. 2020년)
이번 사업을 통해 청년주택 내 유휴공간의 활용도를 높여 개인 공간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청년 스스로가 일상 안에서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이웃끼리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도록 도와 청년들이 거주공간 내에서 몸과 마음 모두의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청년주택 스트레스 해소 디자인’ 시범사업의 첫 번째 대상지로 충정로 어바니엘 청년주택(서울시 서대문구 경기대로26-26)을 선정했다. 총 500세대의 청년이 살고 있는 공공주택으로 청년주택 내에 ‘스트레스 해소 디자인’을 적용한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했다.
서울시는 ‘스트레스 해소 디자인 공간’을 조성하기 전에 입주민 1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인터뷰를 진행하여 실제 의견을 청취했다. 청년들이 독립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은 ▴거주지 내 물리적 공간의 한계(26%) ▴시설관리에 대한 민원 제기(17%) ▴혼자서 해결하는 식사(13%) ▴계약 행정 프로세스(13%)순이었다. 전반적으로 넓은 공간에서 누리는 자유로운 교류에 대해 갈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업으로 ▴다이닝룸 ▴미디어룸 ▴힐링룸의 3개의 콘셉트로 구분된 ‘선택적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했다. 정해진 틀 보다는 성향에 맞는 사람들과 느슨한 관계를 맺거나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소비하고 행동하는 것을 중요시하는 청년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다양한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식사 기반 커뮤니티를 위한 ‘다이닝룸’ : 함께 모여 요리를 하고 밥을 먹는 것은 물론 파티룸이나 커뮤니티 모임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보고, 듣고, 즐기는 ‘미디어룸’ : 일상의 영역을 벗어나 독립된 공간에서 자유롭게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면접이나 발표 연습과 같은 자기계발을 위한 공간이다.
몸과 마음을 돌보는 ‘힐링룸’ : 층간소음 걱정 없이 요가나 홈트레이닝, 명상 등 몸과 마음을 돌보는 데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각 공간에는 용도에 맞는 가전제품, 미디어 장비(빔프로젝터, 스피커), 운동기구 등을 비치하여 이용자의 편의를 높였다. 이외에도 공간 전반에 향기 테라피, 백색소음, 힐링영상, 조명 등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는 환경적 개선 요소들을 활용하기도 했다.
또한 입주민 관점에서 필요한 정보를 담은 ‘청년주택 서비스 매뉴얼’도 개발했다. 처음 혼자 지내보며 겪게 되는 어려움과 불편함을 해소하고, 커뮤니티가 활성화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공동체 의식을 통해 청년주택 생활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계약 매뉴얼 : 복잡한 행정절차에 대한 궁금증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입주·퇴거 절차 및 체크리스트 등 상황별 필요한 정보를 친절하게 안내한다.
생활 매뉴얼 : 공용시설과 생활가전 이용법, 공동생활 에티켓, 생활꿀팁(식단배송·택배·중고거래·민원서비스 등)을 제공해 편리한 청년주택 생활을 돕는다.
커뮤니티 매뉴얼 : 청년세대를 위한 서비스나 프로그램 정보, DISC1) 기반의 행동유형별 맞춤형 커뮤니티 가이드를 소개한다. 같은 상황이라도 성향에 따라 받아들이는 스트레스 정도가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도록 유도함으로써 공동주택에서의 커뮤니티가 잘 형성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입주민들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디자인으로 담아낸 <공유공간 팔팔하게 쓰고볼일>이라는 공간별 활용 매뉴얼도 개발했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이웃 간 소통과 교류할 수 있도록 입주민 취향과 상황에 따른 다양한 공간 활용법을 소개하였다.
이번에 시범 운영하는 어바니엘의 커뮤니티 공간은 입주민 누구나 공동주택 서비스 플랫폼 또는 지원센터 방문을 통해 사전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시범운영 후 운영주체(롯데건설)과 입주민들이 함께 운영방안을 만들어 정식운영할 계획이다.
입주자들은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하여 커뮤니티 공간 예약을 할 수 있다. 또한 플랫폼 내의 공지사항 기능, 전자투표, 설문조사, 생활정보 기능을 활용하여 편리한 공동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된다.
주용태 문화본부장은 “청년세대가 스트레스 없는 편안한 주거환경 속에서 건강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돕겠다”며, “앞으로도 디자인을 활용하여 시민들의 스트레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공디자인을 개발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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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