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The Museum of Modern Art, NY∙이하 MoMA)과 손잡고 MoMA의 미디어 & 퍼포먼스 컬렉션을 선보이는 <스며드는 빛(Pervasive Light): Works from MoMA’s Media and Performance Collection> 전시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달 10일부터 오는 9월 25일까지 서울 용산구에 있는 전시∙문화 공간 ‘현대카드 스토리지(Storage)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마틴 심스(Martine Syms),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 산드라 무징가(Sandra Mujinga), 아메리칸 아티스트(American Artist) 등 MoMA가 소장하고 있는 미디어 & 퍼포먼스 아트 분야 작가 5인의 영상작품 5점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명인 ‘스며드는 빛(Pervasive light)’은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콩고 출신의 노르웨이 작가인 산드라 무징가가 제작한 동명의 작품에서 따온 것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무징가를 포함해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작가들은 미디어와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기술 그 자체를 혁신하는데 그치지 않고 개인의 시각적 경험은 물론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을 다루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MoMA의 미디어 & 퍼포먼스 컬렉션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카드는 지난 2006년부터 약 16년간 MoMA와 파트너십을 맺고 MoMA가 개최하는 주요 전시를 50여차례 단독 후원해 왔다.
특히, MoMA가 지난 2019년 새롭게 조성한 미디어 & 퍼포먼스 아트 전용 공간 ‘마리-조세 & 헨리 크라비스 스튜디오(Marie-Jose´e and Henry Kravis Studio)’의 모든 전시를 ‘현대카드 퍼포먼스 시리즈(The Hyundai Card Performance Series)’라는 이름으로 단독 후원해 왔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설치미술가 양혜규씨와 퍼포먼스 예술가 포프엘(Pope.L)의 MoMA 전시도 현대카드가 단독 후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미술사에 있어 미디어 & 퍼포먼스 분야의 중요도가 높다는 사실에 대해 현대카드와 MoMA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공감대에 MoMA와의 끈끈한 파트너십이 더해졌기에 MoMA가 보유하고 있는 미디어 아트 작품들을 처음으로 국내 관객에게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시는 만 12세 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 비용은 성인은 5000원, 중∙고등학생은 4000원이다. 현대카드 결제시 20% 할인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현대카드 DIVE 애플리케이션과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1944-2014)
독일의 영화감독이자 미디어 아티스트. 전쟁, 자본주의, 노동 등의 소재를 기반으로 독창적인 영상을 활용한 정치적 에세이 필름을 보여준다. TV나 시네마 상영을 위한 필름을 100여편 작업했다. 런던 테이트(2009), 뉴욕현대미술관(2011), 퐁피두센터(2017) 등에서 전시했다. 지난 2018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하룬 파로키 – 우리는 무엇으로 사는가?> 국내 첫 회고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Eye/Machine' 3부작은 군사, 의료, 민간 부문의 작전용, 교육용, 홍보용 영상 등을 결합하여 군사 산업과 기술 산업 간의 유사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전쟁의 기술과 시각적 기술의 발달이 민간인의 삶에 어떻게 침투했는지 다룬다.
2. 마틴 심스(Martine Syms, 1988-)
미국 LA 출신으로 시카고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비디오와 퍼포먼스, 설치 등의 장르를 활용하여 흑인 문화, 페미니즘, 언어 등을 주제로 작업한다. 뉴욕 현대미술관(2017), 시카고 미술관(2018), 프리데리치아눔(2021) 등에서 전시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영국 <아트리뷰> ‘파워 100인’에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YouTube, 80’s TV쇼, 개인이 제작한 영상 등을 기반으로 30초 길이의 영상 180개로 구성된 'Lessons I-CLXXX'과 엘리스 워커의 ‘컬러 퍼플’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월페인팅 'GIRRRLGIRLLLGGGIRLGIIIRL'을 소개한다.
3. 트레버 페글렌(Trevor Paglen, 1974-)
미국 작가이자 지리학자. 사진, 조각, 영상 등의 매체를 통해 감시, 군사 산업 단지 그리고 현대 사회를 형성하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주제로 작업한다. 런던 테이트(2010), 메트로폴리탄 미술관(2012), 뉴욕 현대미술관(2019) 등에서 전시하였으며 베를린 비엔날레(2016), 광주 비엔날레(2018)에 참여하였고 2018년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수상했다.
출품작인 'Behold These Glorious Times!'는 AI 네트워크가 물체, 얼굴, 몸짓, 표정을 인식할 수 있도록 만드는 프로세스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영상 후반부에 AI가 사진을 해석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인 선, 픽셀, 흑백명암으로 대상을 분류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4. 산드라 무징가 (Sandra Mujinga, 1989-)
콩고 출신의 노르웨이 작가이자 음악가 영상, 설치, 패션 디자인,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장르를 융합한 멀티미디어 작업을 선보인다. 그는 감시와 통제의 사회 속에서 개인 정체성과 관련한 문제를 다룬다. 독일 국립미술관협회가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었으며 베니스비엔날레(2022), 뉴뮤지엄 트리엔날레(2021) 등에 참가했다.
이번 전시 제목이자 동명의 작품인 'Pervasive Light'는 마치 종교 제단화의 삼면화(Triptychs)를 닮았다. 노르웨이 뮤지션 마리아마 엔듀루(Mariama Ndure)가 3개의 모니터 속에서 등장과 사라짐을 반복한다. 매체에서 비춰지는 흑인의 모습이 현실 속 개인으로서, 흑인의 삶을 확장해주지는 못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5. 아메리칸 아티스트 (American Artist, 1989-)
아메리칸 아티스트는 ‘미국 작가’라는 관념에 도전하기 위해 2013년 본인의 이름을 개명하여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주로 기술, 인종, 지식 생산의 역사를 발굴하고 탐구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휘트니미술관(2020), 퀸즈미술관(2019), 시카고 현대미술관(2018) 등에서 전시했으며, 2020년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이번에 소개되는 '2015'는 뉴욕 경찰이 치안 예측 소프트웨어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해를 의미한다. 이 치안 예측 소프트웨어에는 테러 방지 목적으로 안보 시스템에 적용했던 알고리즘이 활용됐다. 아메리칸 아티스트는 이것이 인종 차별적인 치안 유지 패턴을 강화한다는 점을 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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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