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우뚝 섰다.
세계보건기구(이하 ‘WHO’)는 23일 밤 11시(한국시간) 한국을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이하 ‘WHO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WHO 인력양성 허브는 중·저소득국에게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공정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중심기관으로, 이들 국가의 백신 자급화 문제를 해결하고자 바이오의약품 생산인력의 교육·훈련을 담당한다.
WHO는 코로나19 세계 대유행(팬데믹) 이후 국가 간 백신 불평등 문제에 대해 중·저소득국의 바이오의약품 제조역량 구축이 시급함을 인식해 ‘WHO 인력양성 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특히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은 연간 60만 리터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2위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5종의 코로나 백신 위탁 생산 경험이 있고, 올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다.
나아가 교육시설 인프라로 WHO 인력양성 허브의 일부를 활용해 국내 바이오 생산공정 공공 실습장을 확충하고, 향후 글로벌 인력양성 전담 훈련시설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우리나라는 이번 WHO 인력양성 허브 신청을 위해 정부 주도로 국내외 기업, 대학, 국제기구, 해외기관 등과 포괄적인 민관파트너십을 구성했다.
WHO 인력양성 허브 선정은 지난해 5월 한미정상회담 이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된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 및 국회와 정부 간 긴밀한 협력으로 이뤄낸 성과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백신 생산 능력 확대와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정부 내 추진체계를 갖추고 국산백신 신속개발과 글로벌 생산 협력 확대 등을 추진해 왔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해 11월 23일 WHO 사무총장 면담 등을 통해 한국의 인력양성 허브 선정을 요청했고, 김부겸 국무총리는 WHO 사무총장에게 한국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를 밝히는 서한을 지난해 12월 13일 송부했다.
또한 외교부는 ‘제6차 한미 고위급 경제회의(SED)’ 등 주요 고위급 외교행사 계기마다 우리나라의 허브 선정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
한편 정부는 글로벌 바이오 인력 370명에 대한 백신·바이오인력 양성 교육 준비를 마치고 오는 7월부터 교육을 실시한다. 이중 310명은 백신·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 기본 이론교육과 글로벌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기본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이외 60명은 아시아개발은행(ADB)과 공동으로 아태 개도국 백신생산 인력 대상의 바이오생산공정 실습교육을 개발 및 제공하고, 교육비용은 ADB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번 WHO 인력양성 허브 선정은 원조받는 국가에서 원조하는 국가로 전환된 유일한 국가로서 우리나라의 바이오 분야 성장 경험을 세계 여러 나라와 나누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이 전 세계 백신 불평등을 해소하고 글로벌 보건의료 안전망을 갖추는 데 적극적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상을 정립하는 디딤돌로 기대된다.
특히 WHO 인력양성 허브는 한국이 바이오산업 선도국으로 진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WHO 허브 교육과정에 참여해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교육을 접하면서 글로벌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와 함께 한국이 인력양성의 중심지가 됨으로써 세계적 기업들의 생산 설비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국내에 투자하도록 하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
또한 국내 바이오 기업의 우수 인재를 강사로 초빙해 생산 현장 견학 등으로 우리 기업의 인지도를 높이는 좋은 기회가 되고, 우리 기업의 신뢰도를 높여 해외진출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정부는 WHO와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실무회의를 열어 교육과정 개발 및 교육생 선발,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선정 행사에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대한민국을 WHO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권 장관은 “한국이 WHO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된 것은 코로나19 극복과 차기 팬데믹에 대응하고 한국의 역량을 활용해 세계 보건 안전을 위한 리더십을 기대한 것”이라며 “이 기대에 부응해 향후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메카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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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랑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