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고춧가루를 관세가 비교적 적은 다진 양념(일명 다대기)으로 속여 국내로 들여온 일당이 10년 만에 해양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14일 해양경찰청(청장 정봉훈)에 따르면 중국산 고춧가루를 다진 양념으로 위장해 인천항 등을 통해 288,000kg (약7억5,000만 원 상당)을 들여온 총책임자인 한국계 중국인 A씨(여, 54) 등 5명을 수입식품안전관리특별법위반 혐의로 검찰로 송치하고, 단속현장에서 물에 적신 고춧가루 100여 톤을 압수했다.
또 A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세관 등 관계 기관 검사에 적발되지 않도록 도운 보세사 B씨(56)도 배임수재 혐의로 송치하고 이들에 대한 관세법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세관에 이첩했다.
조사결과 이들은 지난 2014년부터 최근까지 A씨 아들 명의로 중국에서 농산물 제조공장을 운영하며, 고춧가루에 물을 적셔 다진 양념으로 국내에 위장 반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현행법상 농산물인 고춧가루에 부과되는 높은 관세가 부과되지만 다진 양념의 경우 관세율이 낮아 많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일당은 컨테이너 바깥 쪽에 다진 양념을, 안쪽에는 물에 적신 고춧가루를 실어 숨기는 일명 ‘커튼치기’ 방식, 고춧가루 윗부분에 위장용 다진 양념 올리기 등 다양한 수법을 통해 국내로 몰래 들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은 다진 양념을 경기도 포천지역의 한 공장에서 물을 증발시키는 작업을 통해 고춧가루로 재생산한 뒤 국내 시장에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2014년과 2016년에도 동일한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다 수사기관에 적발된 적이 있었으나, 수입 화주만을 처벌하는 현행법을 악용해 자신을 수출자라 주장하며 수사망을 피해간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경찰청은 이처럼 국제취항선박을 밀수에 이용하는 이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민생 침해 경제사범들에 대한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중국에서 제조한 수입식품을 허위로 신고한 것으로 앞으로도 정상적인 경로로 수입, 국민 먹거리 안전이 지켜질 수 있도록 강력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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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