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사업회는 13일 오후 청산리전투의 영웅, 홍충희 지사의 독립운동 자료 기증식을 개최했다. 홍충희 지사의 막내딸 홍기옥 여사와 가족들이 전쟁기념관에 기증한 독립운동 관련 유물은 총 11점으로, 홍 지사가 친필로 작성한 독립운동 약력, 청산리전투 약기, 편지, 가족사진 등이다. 특히 친필로 작성한 독립운동 약력과 청산리전투의 경우 당시 전투상황 등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어 역사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홍충희 지사(1876~1946)는 대한제국의 사관학교인 무관학교를 졸업하고 육군부위(陸軍副尉)를 지냈다.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1896년 설립하여 282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홍충희 지사는 1903년 보병과 2기로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했다. 1907년에 중위로 승진했지만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됐다. 홍 지사는 1919년 3·1운동에 참가하고, 1920년 김좌진, 서일, 이범석 등과 북로군정서를 창설해 김좌진 장군 휘하 보병중대장으로 독립군 양성에 힘썼다. 1920년 역사에 빛나는 청산리 전투에 2중대장(대대장 대리)로 참전했다. 보통 청산리 전투에 대해서는 김좌진 장군과 이범석 지사를 떠올리곤 한다. 그러나 이범석 지사가 홍 지사보다 한참 어린 만 20세였던 점과 당시 홍 지사의 직책·역할을 고려해보면 홍충희 지사의 업적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은 소중한 유물 기증에 감사하다는 뜻을 밝히며, “올바른 역사를 전파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추후 절차를 거쳐 전쟁기념관에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증자 홍기옥 여사는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시며 가족들이 가난과 일제의 핍박에 시달렸지만 한 번도 원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전쟁기념사업회가 기증유물을 잘 홍보하고 전시해 잊힌 독립운동가와 그들의 활동이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기증받은 유물은 전쟁기념관 전쟁역사실 내 독립운동 관련 전시에 활용될 예정이며, 이후 전쟁기념관 오픈아카이브(archives.warmemo.or.kr)에도 공개될 예정이다.
기증식 이후에는 아흔이 넘은 홍기옥 여사(1934년생)가 사력을 다해 기억을 살려 홍충희 지사의 독립운동을 회고, 집필한 <나는 홍충희 지사의 딸입니다>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일제강점기 당시 홍충희 지사의 독립군 활동과 가족들의 이야기를 상세히 서술한 책으로, 저자 홍기옥 여사가 6·25전쟁 당시 국립의료원에서 스칸디나비아 의료진을 도와 의료지원활동에 참여한 내용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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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