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힘’으로 지역소멸 막는다…‘15분 문화슬세권’ 1만 곳 조성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 발표…‘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로

MZ세대의 자기 지역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과 감수성을 고양해 지역발전 원동력으로 삼아 ‘문화의 힘’으로 지역 소멸을 막는다.


이를 위해 슬리퍼를 신고 서점·카페·공방 등에서 문화를 누리는 ‘15분 문화슬세권’을 1만 곳 조성하고, 국립오페라·발레·합창단 등 예술단은 101개 지역에서 순회공연을 펼친다.


또한 인구감소지역은 공모사업 가점 우대 및 정책특례 부여로 문화환경을 우선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이행하기 위해 이와 같은 문화 분야 비전을 담은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자문과 지역순회 의견수렴 등을 진행하고, 핵심 국정 가치인 자유와 연대를 바탕으로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이어 ‘함께 누리는 문화, 문화로 매력있는 지역’을 비전을 내세워 현재 각 10%p로 나타나는 읍·면지역 주민과 대도시 주민 간 문화예술관람율 및 여가생활만족도 격차를 2027년까지 5%p 내로 축소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 국립 문화시설 확충과 지역 구석구석 ‘고품격 문화서비스’ 제공


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전체 문화시설 수뿐 아니라 국립 문화시설 수도 저조해 문화향유의 ‘양’과 ‘질’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속관(충주·진주)과 국가문헌보존관(평창) 등 주요 국립문화시설 5곳을 2027년까지 비수도권에 신규 및 이전 건립하고, 현재 서울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고품격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국립예술단체와 박물관의 지역 순회공연·전시도 확대한다.


국립오페라단·발레단·합창단 등의 지역 순회공연은 지난해 81개 지역에서 올해 101개 지역으로 25% 확대해 지역 주민들을 찾아가고, 국립중앙박물관 주요 소장품의 순회전도 이어나간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추진한 ‘이건희 컬렉션 지역순회전’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모두 54만 명이 관람하는 등 지역민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동네마다 슬리퍼를 신고 즐기는 문화생활 ‘15분 문화슬세권’ 조성


공공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문화도시’ 등 지역 지원 사업과 연계해 지역서점, 카페, 공방과 같은 일상공간에서도 소소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15분 문화슬세권’을 조성한다.


슬세권은 ‘슬리퍼+역세권의 합성어’로, 슬리퍼와 같은 편한 복장으로 이용할 수 있는 가까운 권역이란 뜻이다.


특히 지난해 전국 18개 문화도시에서 3407곳의 동네 문화공간이 탄생했는데, 문체부는 오는 2027년까지 1만 곳의 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약 80개 지역 중소형 서점에는 문화활동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지역 갤러리 및 유휴 전시공간 60여 곳에 다양한 시각예술콘텐츠를 제공한다.


달마다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지역별 특색 있는 공간들이 문화공간으로 재발견된다.


거제도는 지역 내 5개 해수욕장에서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여는 등 지역마다 문화생활의 지형을 확장할 예정이다.


◆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우선·맞춤 정책지원으로 지역소멸 대응


올해부터 인구감소지역은 문화·관광분야 4개 공모사업에서 가점 부여 등 우대를 받고, 박물관·미술관 운영에 있어 법정 기준을 완화 적용하는 등 정책특례를 받는다.


문화환경이 취약한 지역에는 문화인프라·프로그램·인력 등을 맞춤 지원하고, 관계부처와 협업을 통해 ‘지역활력타운 조성’을 올해 7곳에 신규 추진한다.


지역활력타운은 주거·생활인프라·생활서비스를 복합한 생활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문체부는 선정된 지자체에 국민체육센터 건립과 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 K-컬처의 원형인 지역문화, 특색있는 고유 매력을 발굴·확산


K-컬처가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는 상황에서 각 지역이 가진 고유의 문화매력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지역별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화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무형 문화자원인 ‘지역문화매력 100선’을 선정해 국내외에 알린다.


또한 워케이션과 생활이 여행이 되는 생활관광 등으로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지역 명소·상품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관광주민증’을 11개 지역에서 발급하는 등 생활인구를 유입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강원 평창과 충북 옥천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관광주민증’ 사업은 지난달까지 5개월 동안 발급자 수가 2개 지역 정주인구의 52%인 4만 7000여 명에 달한다.


◆ 지역발전을 이끌 문화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


지역의 청년들이 문화를 통해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감수성을 키우고 이를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게 하는 정책들도 추진한다.


먼저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문화·예술 교육을 받고 관련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과 일자리 창출·매칭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학교 교육과 연계한 문화예술교육을 지원하는데, 올해부터는 초등학생들이 우리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각 지역의 수업용 교육자료 제작을 올해 3개 지역을 공모해 지원한다.


그리고 향후에 이를 확대해 정식 인정절차를 거친 ‘지역교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지역문화 기획자 1850명 양성을 목표로, 지역대학의 문화 관련학과 졸업자 등 대상 전문 교육과 지역 내 문화재단, 문화원 등 문화시설에서의 일 경험을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창작·창업에 도전하는 ‘로컬콘텐츠 프로듀서’ 지원과 문화분야 인력 매칭 시스템인 ‘지역문화 인재은행’(가칭) 도입 등을 새로 추진해 창의적 인력을 통해 지역의 자립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



중점추진과제


박보균 문체부 장관은 법정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85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지방소멸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지방시대는 문화로 펼쳐진다”면서 “지역 주민의 문화만족도가 높아져야 지역소멸을 차단할 수 있다”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어 “경제, 교육보다 문화에 투자할 때 지역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면서 “오늘 발표한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해 각 지역이 지닌 고유의 문화매력으로 도시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이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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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유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