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 신규 영역을 개척해 미래 먹거리 창출 및 UAE 탄소 감축에 기여
한국전력은 9월 22일 총 사업비 약 38.4억달러(5.4조원) 규모의 UAE 해저송전망 사업에 필요한 금융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해 12월 한전 컨소시엄(한전+큐슈전력+EDF)이 국제 경쟁 입찰로 수주했으며, MENA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최초로 초고압 직류 송전(High Voltage Direct Current) 기술을 적용해 3.2 기가와트(GW) 용량의 해저 케이블 및 변환소를 2025년까지 건설하고 35년간 운영하는 사업이다.
이번 계약은 약 31억달러(4.3조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UAE 소재 현지법인이 모기업의 보증 없이 사업 자체의 신용만으로 대출받는 프로젝트파이낸스(PF, Project Finance) 방식으로 조달한 것이다.
특히 급속한 금리 인상 등 불안한 금융 시장 환경에도 불구하고 한전컨소시엄은 한국수출입은행(KEXIM),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및 국제상업은행으로 구성된 대주단(Lenders)으로부터 경쟁력 있는 금융 조건으로 자금 조달에 성공했다.
이번 사업은 한전 최초의 해외 전력망 투자 사업으로서 국내에서 축적된 HVDC 기술력과 경험을 국제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재원 조달로 계약협상, 인허가 획득 등 개발 단계 업무를 마무리해 본격적인 건설 단계에 진입하게 됐고, 성공적으로 건설 및 운영해 향후 해외 전력망 투자 사업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업은 한전이 개발 및 운영하는 사업에 한국수출입은행이 금융을 지원하고, 삼성물산이 건설함으로써 ‘개발-금융-건설-운영’ 모든 단계에 한국기업 간 협업을 통해 해외 플랜트시장에 진출하는 모범 사례가 됐다.
또한 한전은 올해 미국 괌에서 60MW급 망길라오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해 상업운전을 시작하고, 198MW급 우쿠두 가스복합 발전소를 착공했으며, 베트남에서는 2013년 국제경쟁 입찰을 통해 수주한 1,200MW 응이손2 화력 사업을 당초 계획 일정보다 앞서 준공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전은 1995년부터 해외 사업을 시작해 현재 24개국에서 47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해외 발전 설비 용량은 한전이 보유한 지분 기준으로 약 10GW(전체용량 29GW)이며, 이는 국내 발전 자회사의 평균 설비 용량과 맞먹는 규모로 사실상 해외에 발전 자회사 1개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한전은 해외 사업 분야에서 탄소중립 및 친환경 에너지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해상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육성하는 한편 전력망 사업 투자를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으며,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은 생산뿐 아니라 발전 연료 활용을 목표로 폭넓게 추진할 예정이다.
해외 석탄 화력사업은 자산을 전략적으로 매각해 재무 여건 개선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 어려운 재무 상황을 고려해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선별적으로 추진하되 프로젝트파이낸스 방식을 활용하는 등 투자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번 UAE 해저 송전망 사업 재원 조달 성공 및 착공은 한전이 추진하고자 하는 새로운 해외 사업 분야에서의 중요한 성과며, 향후 다양한 신사업 분야 진출의 초석이 될 것이다.
특히 청정에너지(원자력, 재생에너지) 인증서(CEC, Clean Energy Certificates) 거래 시장이 개설된 UAE에서 본 HVDC 해저 송전망이 준공되면 한전이 건설한 바라카 원전 등 육상에서 생산한 청정에너지를 해상 석유·가스 생산 설비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기존 노후화된 해상 가스 발전 설비를 대체해 약 30% 탄소 감축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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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