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 간 경제·기술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외경제장관회의 산하에 별도의 장관급 회의체인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를 신설하기로 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연 자리에서 “최근 경제·기술·안보 등이 연계·통합된 형태의 국가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경제대응 포지셔닝에 전략적·정무적 판단이 함께 고려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시장 선점과 기술패권 경쟁, 탄소중립 가속, 치열한 공급망(GVC) 재편 등 잠재된 불확실성이 언제든 리스크(위험)로 부각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홍 부총리는 “향후 경제·안보를 종합 고려한 현안 이슈를 보다 치밀하게 점검·대응하고자 대외경제장관회의 산하에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별도의 장관급 회의체인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 신설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경제안보 전략회의는 경제 관련 부처 장관과 외교·안보 부처 장관 및 NSC 상임위 위원 등으로 구성되고 앞으로 확정되면 정기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등 주요 선진국에서 통화정책 기조 변화로 풍부한 유동성 상황에서 누적된 부채위험이 신흥국 시장을 중심으로 대두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면서 “컨틴전시 플랜을 미리 보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주요국과의 FTA 추진현황 점검 및 대응방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그간 정부는 높은 수준의 통상규범을 요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위생검역, 수산보조금, 디지털통상, 국영기업 등 4대 분야 국내제도 정비방안을 마련했다”며 “이를 기초로 우호적인 대외여건 조성 노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CPTPP 주요 회원국 및 우호국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하고 주요국 입장분석 등을 토대로 추진일정, 일정별 액션플랜 등을 점검하며 주요 거점국과 신남방, 신북방, 중동, 중남미 등 협력 증진효과가 큰 국가와의 FTA 네트워크 확대 노력을 병행해 나갈 방침이다.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에 대해서는 인증서 구매 면제 등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최근 EU가 발표한 탄소국경조정제와 관련해 연내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조정 등 우리의 기후 대응 노력과 연계해 철저한 대응이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EU에 대해 국내에서 지불한 탄소가격에 대한 인증서 구매 면제 등 우리의 탄소가격 반영에 주력하고,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0개국(G20) 등 다자논의에서 국별 사정을 고려한 보다 신축적인 탄소가격 기준과 원칙 마련에 중점을 두고 적극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적으로는 탄소가격체계 재구축 등 제도개선과 함께 탄소 배출량 측정·검증을 위한 LCI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정비하겠다”고 전했다.
회의에서는 또 K-소프트파워 확산을 위한 KSP 고도화 전략 방안도 논의했다.
KSP는 우리나라의 경제발전 경험을 바탕으로 협력국에 특화된 정책 제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1982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개발 교류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지난 2004년 KSP 공식출범 후 현재까지 90개국 대상 1400여개 주제에 대한 자문을 수행했다.
정부는 최근 협력국 자문수요 변화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K-소프트파워 확산을 더 가속화하기 위해 KSP 고도화 전략을 마련했다.
홍 부총리는 “다년도·대규모 자문이 가능한 KSP Plus를 신설해 협력국의 초기 마스터플랜부터 구체적 사업계획 작성까지 제공해 주고 우리기업 수주 등 후속 프로젝트와의 연계도 보다 강화할 것”이라며 “자문내용을 보다 알기 쉽게 활용하도록 표준자문보고서(모듈화 2.0)를 개발·보급하고 비 ODA 국가와의 협력 확대, 국제기구와의 공동 컨설팅 확대 등 KSP의 글로벌화도 적극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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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다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