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갯벌이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배출하는 수준인 26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해양수산부는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이 우리나라 갯벌의 탄소흡수 역할 및 기능을 세계 최초로 규명한 연구결과를 국제저명학술지인 ‘종합환경과학회지(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연안에 형성된 갯벌 20곳에서 채취한 퇴적물을 대상으로 총유기탄소량과 유기탄소 침적률을 조사했다.
인공위성 촬영 자료를 활용한 원격탐사 기법을 통해 전국 연안습지 내 블루카본(Blue Carbon, 연안에 분포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하는 생태계가 저장하고 있는 탄소)과 온실가스 흡수량도 평가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우리나라 갯벌이 약 1300만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26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연간 승용차 11만대가 내뿜는 수준으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갯벌이 자연적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다.
아울러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연안습지 중 블루카본으로 주목받지 못한 갯벌의 이산화탄소 흡수 잠재량을 국가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조사한 세계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국가 단위에서 해초류, 염습지, 맹그로브를 대상으로 연안습지가 보유한 블루카본 잠재량 및 연간 온실가스 흡수량을 보고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 호주뿐이다.
때문에 이번 연구는 세계 학계에서 갯벌을 포함한 연안습지의 블루카본 산정역량을 인정받았다는 데도 의의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김종성 교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의 일환으로써 우리나라가 갯벌의 역할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갯벌 블루카본이 탄소감축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수행해 국제사회와 우리나라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해수부는 갯벌의 블루카본 흡수량 및 범위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지난 2017년도부터 해양환경공단 주관으로 ‘블루카본 정보시스템 구축 및 평가관리기술 개발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습지분야의 온실가스 산정지침 작성을 주도한 캐나다 맥길 대학의 게일 쉬무라 교수 등 국제 학계에서는 해수부의 갯벌 블루카본 연구에 대해 관심과 기대감을 피력해 왔다.
따라서 이번 연구결과는 갯벌 블루카본 연구를 선도하고 향후 관련 연구의 국제적인 관심과 활성화에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크다고 해수부는 전했다.
해수부는 향후 해양부문 탄소중립을 위해 갯벌, 염습지 등에서 지속적으로 갯벌복원사업을 추진하고 내년부터는 갯벌에 염생식물을 조성하는 사업을 신규로 추진해 이산화탄소 흡수원으로서 갯벌 블루카본의 잠재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송상근 해수부 해양정책실장은 ”이번 연구는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한국 갯벌이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가치를 지녔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라며 “앞으로도 갯벌의 중요성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아 한국 과학계가 국제 갯벌 블루카본 연구를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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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