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의 슬기로운 노년생활 Ⅰ


2020년 7월 현재, COVID-19로 인한 코로나 팬더믹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코로나 이후의 상황을 예상해 보고 있으나 그 변화는 예측불가하며 이미 실제로 사회곳곳의 여러 기능과 체계가 코로나 이후의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코로나 이후 생활’은 인간의 희로애락과 생로병사에 걸쳐,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 누구도 피해가지 못할 것이다. 이는 마치 환경파괴나 자연훼손이 남녀노소, 심지어 부자나 가난한 자 모두에게 고통을 주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변화는 젊은 세대일수록 새로운 체계와 시스템에 쉽게 순응되며 받아들여지고, 오히려 이런 세상이 더 효율적이고 멋진 세상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는 반면, 기존 체계에 익숙한 기성세대는 노년층일수록 더욱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며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비가역적이며 숙명적인 것이라면, 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인 노년의 기성세대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가?


특히 인간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건강’이 노년에 있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인데, 코로나로 인해 ‘건강한 삶’을 지키기 위한 노년층의 생각과 관습들도 변화를 강요당하고 있다. 


세계적인 장수학자인 박상철교수의 ‘100세인 연구’에 의하면 많은 100세 노인들의 공통적인 특징들 중 ‘식습관’이나 ‘유전적 요인’ 등 개인적인 특성으로 획일화 할 수 없는 부분 외에 ‘성격’과 관련된 연구결과가 있는데, 많은 장수 노인 분들이 사교적이며 활달하고 낙천적인 성격에, 적극적이며 또 부지런한 근면함을 갖고 있다는 특징을 보였다고 한다.


지나치게 일반화하는 면이 있다고도 해석될 수 있으나, 많은 백세 장수인은 성격이 활달하여 동네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그분들 집의 대부분이 동네 사랑방이 될 정도로 마을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은 사람들과의 활발한 교류가 건강한 장수에 도움을 준다는 뜻인 셈이다. 이는 외롭고 고독한 삶이 인간의 면역체계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그러나 이런 노인들의 사랑방도 이제 코로나로 인해 그 순기능에 영향을 받고 있다. 한번 경험한 코로나 팬더믹은 잊혀지지 않을 것이므로, 신종 전염병 소식에도 쉽게 움츠려 들며, 모든 행동반경이 줄어들 것이다.


감염이 쉽고 사망률이 높게 나타나는 노인들에게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지 못하도록 매스컴과 가족들이 끊임없이 말릴 것이고, 조그마한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정부당국에서 공공의 노인정과 모임장소를 폐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상이 되며, 결국 고령층에게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회로부터 고립되기’로 변하는 최악의 사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


조금 연령을 낮춰 고령화 세대로 들어 가고 있는 60대를 생각해 보자. 경제일선에서 대부분 물러난 이들은 아직까지도 건재하다. 현대의 시스템이나 환경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으며, 70~80대에 비해서는 디지털 환경도 익숙해서 좋아하는 영화, 음악을 디지털로 구매하거나 온라인쇼핑으로 물건을 살 수도 있다.


은퇴 후 가장 적극적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세대이기도 하며, 아직까지 사회의 중심이라는 생각에 여러 가지의 정치적인 상황에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는 초기의 고령화 세대이다.

이들의 신체 및 건강상태를 보면 “대한민국의 산은 60대가 점령하고 있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을 정도로 건강하며, 친구나 옛 동료들 만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아직 왕성한 체력과 풍부한 지식 및 경험에도 불구하고 불러주는 데는 별로 없고, 새로운 장소나 환경으로 나아갈 확률도 줄어들고 있다.


산업화 시대와 유신정권, 그리고 민주화 시대와 5.18, 산업적으로는 아날로그시대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경험도 겪었던 이들은 이미 많은 것을 보고, 체험했으며, 특히 과거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 장발단속과 검열 등으로 이들의 젊은 시절을 억눌렀으나, 끊임없는 반항과 저항으로 독재에 맞서서 총칼을 이기고 오늘날까지 왔지만 안타깝게도 ‘사회적 거리두기’같은 경험은 해 본적이 없다. 이 뜻은 아직 건강한 노인들의 에너지가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로 변할 소지가 크다는 의미이며, 이는 도시와 지방, 학력유무와 관계없이 나타날 수 있다. 

활발한 활동과 사람들과의 적극적인 교류가 장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거늘, 예방을 위해 모임이 억제되고 조심하는 삶은 초고령사회로 들어가는 한국의 노인세대들은 과연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갈 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어버리고 만 것이다. 보다 구체적인 대안에 대해서는 ‘코로나 이후의 슬기로운 노년생활 (Ⅱ)’에서 다시 한번 논의해 보기로 하자.


[사진=imtmphoto/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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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