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 공포…건설현장 안전기준 정비
# A사는 최근 반도체공장 신축공사를 앞두고 산업안전보건법령상 비상구 설치기준이 건축법령상 설치기준과 달라 고민이 많다. 특히 두 법령의 기준을 모두 맞추기 위해 추가로 시설 개선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반도체공장 신축 시 건축법령에 따라 직통계단을 설치하면 비상구의 거리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고용노동부는 반도체공장에 비상구와 피난용 직통계단을 설치하는 데 혼란이 발생한다는 건의를 반영해 비상구 설치기준의 현장적합성을 높이면서도 산업현장의 불편을 해소하기로 했다.
고용부는 이와 같은 불합리한 규제와 불명확한 기준 등 낡은 안전기준을 개선해 근로자의 안전과 기업활동을 촉진하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을 14일 공포했다.
이번 개정안은 공장의 비계기둥과 건설현장 데크플레이트 설치 기준 등을 정비한 것으로, 낡은 산업안전기준을 개선해 기업활력은 높이고 현장은 더욱 안전하게 관리할 방침이다.
안전기준은 30여 년 동안 산업현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기업활동과 안전보호를 제약하는 측면이 있었다.
이에 고용부는 지난해 6월부터 반도체, 건설, 화학 등 업종별로 ‘찾아가는 현장간담회’를 통해 안전기준과 관련해 산업현장의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오고 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개선이 필요한 안전기준을 80여 건을 발굴해 65건을 개선했고, 앞으로도 단계적으로 현행화 등 개선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라 비상구 등 대피시설을 건축법령에 따라 설치한 경우 안전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또한 건축법령을 산업안전보건법령과도 맞춰 이중으로 시설을 개선하는 데 드는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공장 내 보수공사 등을 위해 임시 가설물인 ‘비계’를 설치할 때는 대형 생산설비의 반입·반출 등에 비계가 방해되지 않도록 개정한다.
그동안 공장 내부의 보수공사 등을 위해 비계를 설치하는 경우, 일률적으로 규정된 비계기둥 간격 기준을 준수함에 따라 기계·설비 사이 공간이 좁아져 기계·설비의 조작이 어려워지는 등 비계를 설치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비계기둥 간격 기준을 준수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비계의 구조 안전성에 대한 사전 검토가 있으면 현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할 수 있도록 기준을 합리화한다.
산업재해의 위험이 높은 건설현장의 콘크리트 타설과 지반굴착 등과 관련한 안전기준도 명확하게 정비하고, 작업현실에 맞게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콘크리트 타설 때 타설된 콘크리트의 형상을 유지하기 위한 거푸집과 이를 지지하는 동바리를 데크플레이트 공법으로 설치하는 경우 시방서 등 설계 도서에 따라 시공할 의무를 명확히 했다.
한편 데크플레이트 간 연결을 확실하게 하고,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지지방식도 명확히 했다.
이밖에도 기술변화 등에 따라 현장에서 사용하지 않는 세부규정을 삭제하고, 굴착면 경사도 한계기준을 건축법령에 맞춰 흙, 모래, 암석 등으로 명확하게 구분해 붕괴예방을 위해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에 따라 방대한 현행 안전보건규칙을 현실에 맞게 정비하고 있으며, 이번 개정은 그동안 검토한 것을 토대로 시급성 등을 고려해 산업안전기준을 정비해 나가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정 및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하고 기술변화 등 산업현장의 환경변화를 반영해 현장 적합성 및 작동성을 높임으로써, 안전기준이 실질적인 근로자의 산재 예방을 위한 기준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법령과 관련 기준을 차질 없이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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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우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