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 에이징(Anti-aging) VS 웰 에이징(Well-aging)
삶의 궁극의 목표는 무엇인가? 행복하게 오래 사는 것, 즉 장수인가? 그러나 어느 누구도 건강이 동반하지 않은 장수는 바라지 않는다. 구십구세까지 살다가 2~3일만 앓고 죽고 싶다는 ‘9988234’는 이러한 바램을 반영한 노인들의 유행어이지 않은가?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인 ‘장수’와 관련해 세계적인 장수학자, 박상철 교수가 다양한 저서와 칼럼 그리고 강의에서 밝히고 있는 장수에 대한 개념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박상철교수는 서울의대에서 30여년간, 수많은 노화연구를 수행한 세계적인 장수학자이다. 얼마나 오래, 장수할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장수해야 가에 중심을 두고 생활하는 것이 목표가 되야 한다고 박교수는 강조한다.
최근의 코로나 사태의 사망률에서 나타나듯이 사망자의 80%이상이 노인환자들이다. 물론 노인분들이 갖고 있는 수많은 기저질환으로 인해, 젊은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높다고는 하나, 노인 스스로도 자가면역을 높임으로써 병을 이기기 위한 올바른 노력이 필요하다. 노인의 건강한 장수를 위한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며, 정기적인 검진과 검사 등 의료적인 도움도 중요하나, 더욱 중요한 것은 건강한 장수를 위한 본인의 생각과 이에 따른 평소의 생활자세이다.
노화 한다는 것, 즉 노인이 된다는 것은, 현명해지고 조화롭고, 세상의 순리와 이치 등을 잘 알게 되어,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고 사회의 각 계층 및 세대와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단순히 우리가 바라고 있는 노인에 대한 관념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노인들은 고집이 세지고, 괴팍해지며, 자기 주장만 강해져서, 다른 사람들이나 세대들, 특히 젊은 세대와 어울릴 수 없게 되는 것이 현재의 노인일지도 모른다. 최근의 한국 사회를 갈라놓고 있는 진보와 보수와의 갈등을 보면, 이념이나 생각의 차이가 아니라, 신, 구세대간의 극심한 반목으로만 보인다는 것이 이런 생각을 뒷받침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상철교수는 많은 저서에서 노화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을 뒤집는 놀라운 실험결과를 밝힌 바가 있다. 나이든 세포와 젊은 세포를 대상으로 시행한 실험에 의하면, ‘늙으면 모두 죽어야 하는가’라는 명제에 대한 실험으로 두 세포에게 동일한 자극과 반응을 비교해 보았다고 한다. 자외선도 쏘아주고 화학물질도 투입하는 등 여러 가지의 다양한 실험을 했다.
실험결과는 놀라웠다고 한다. 먼저 저강도 자극의 경우, 젊은 세포는 반응했으나, 늙은 세포는 반응하지 않았지만, 고강도 자극의 경우는 젊은 세포는 반응에 자극하다 죽었으며, 늙은 세포는 반응률은 낮았으나 죽지는 않았다고 한다. 독성물질의 실험에서는 쥐의 복강에 투입해 간세포의 손상을 비교한 부분에서도 늙은 세포보다는 젊은 세포의 사멸과 손상이 더욱 심했다고 한다. 실험결과가 혹시 잘못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2년이상 실험을 반복했다고 하며 결과는 같았다고 한다.
결국 이 실험은 기존의 노화에 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전환시켜 주었는데, 노화를 죽음의 전단계로 이해했던 관점을 완전히 뒤집어서 오히려 늙은 세포가 젊은 세포 보다 외부의 독성에 높은 생존력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즉 오래된다는 것이 사멸이나 죽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한 진지한 노력으로 외부환경의 자극과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적응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생명은 죽기 위해 태어난 존재가 아니라 살기 위한 것이므로, 노화한다는 것은 죽음으로 가는 '비가역적인 길'이 아니라 변화하는 외부환경과 자극에 더 강한 저항력을 갖추어 가는 진화의 당연한 과정이다. 따라서 올바른 의미의 장수는 결코 늙지 않기 위해, 노화를 막고자, 수 많은 방법의 안티에이징(Antiaging)을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과 더불어 조화롭게 살기 위해 웰에이징(Wellaging)에 목표를 두고 생활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인생의 건강한 마무리가 된다는 개념이다.
[사진=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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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열 기자 다른기사보기